자외선 차단, 썬크림만큼 선글라스도 필수다: 백내장·황반변성 예방을 위한 눈 건강 관리법
햇빛이 강한 여름철, 우리는 자연스럽게 썬크림을 챙긴다. 피부를 보호하기 위한 기본적인 습관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이 있다. 바로 눈도 피부처럼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선글라스 착용은 썬크림만큼이나 중요하다. 선글라스를 쓰는 것은 단순한 패션이 아니라, 백내장, 황반변성, 각막 손상 같은 심각한 눈 질환을 예방하는 필수 수단이다.
백내장: 가장 흔하지만 방치하면 위험한 눈 질환
백내장은 대표적인 노인성 안질환이다.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는 현상을 말한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 있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자외선 노출이 백내장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인다고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백내장 환자의 약 20%가 과도한 자외선 노출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보고했다.
자외선은 눈 속 수정체 단백질을 변성시켜 뿌옇게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백내장이 진행되면 시야가 흐려지고, 강한 빛에 눈이 부시며, 심한 경우 **복시(겹쳐 보이는 현상)**나 야간 시력 저하 같은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 백내장은 일단 생기면 자연적으로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수정체 제거 수술이나 인공수정체 삽입술을 받아야 한다.
황반변성: 실명을 초래할 수 있는 무서운 질환
황반변성은 눈 안쪽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이 손상되어 중심 시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특히 노인성 황반변성은 50세 이상에서 주요한 실명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황반변성 역시 자외선 노출과 깊은 연관이 있다. 자외선은 망막에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해 세포를 손상시키고, 결과적으로 황반 변성을 가속화시킨다.
황반변성이 진행되면 글자나 사물이 구부러져 보이거나, 중심 시야가 검게 가려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로 인해 독서나 운전 같은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 황반변성은 치료가 어렵고 진행을 늦추는 것이 최선이기 때문에,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외선 차단은 선글라스로: 썬크림만큼 선글라스가 필요하다
자외선은 피부 노화만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눈에도 직접적인 손상을 가하며, 장기적으로 심각한 시력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썬크림을 바르듯 선글라스를 쓰는 습관이 필수적이다.
UV 400 차단 기능이 있는 선글라스를 선택해야 한다. UV 400은 UVA와 UVB를 모두 99~100% 차단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편광 렌즈를 선택하면 강한 햇빛 반사로 인한 눈부심을 줄일 수 있다. 특히 해변, 스키장, 고산지대 등 자외선 반사율이 높은 환경에서는 반드시 선글라스를 착용해야 한다.
선글라스를 고를 때는 렌즈 색상보다 자외선 차단 기능 여부를 최우선으로 확인해야 한다. 짙은 색 렌즈라고 해서 자외선을 막아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외선 차단 기능이 없는 짙은 렌즈는 동공을 확장시켜 자외선이 더 많이 눈에 들어오게 만들어 위험하다.
눈도 일광화상을 입는다: 광각막염과 익상편
자외선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광각막염이 발생할 수 있다. 광각막염은 각막 표면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심한 경우 통증, 눈물 흘림, 시력 저하를 동반한다. 또한 만성적인 자외선 노출은 익상편이라는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데, 이는 흰자에서 검은자 쪽으로 살이 자라나 시력을 방해하는 질환이다.
익상편은 미용적으로도 문제지만, 심한 경우 시력 교정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해질 수 있다. 이처럼 눈도 햇빛에 '화상'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챙 넓은 모자와 선글라스: 눈 건강을 지키는 습관
선글라스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자외선은 선글라스 주변 빈틈으로도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야외활동 시 챙이 넓은 모자를 함께 착용하면 자외선 차단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실질적으로 모자를 쓴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눈에 도달하는 자외선 양은 약 30% 이상 차이가 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한,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자외선이 가장 강하기 때문에 이 시간대 야외활동은 가급적 피하거나, 꼭 완벽한 차단 장비를 갖추어야 한다.
결론: 눈에도 썬크림을 바르듯 선글라스를 써야 한다
우리는 피부 노화를 막기 위해 매일 썬크림을 바른다. 그런데 정작 눈 건강은 쉽게 소홀히 여긴다. 하지만 눈은 한 번 손상되면 복구가 어렵고, 시력 저하는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백내장, 황반변성, 광각막염, 익상편 등 심각한 눈 질환을 예방하려면 선글라스 착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자외선 차단 선글라스와 챙 넓은 모자를 착용하는 습관이 건강한 눈을 지키는 첫걸음이다.
이제부터는 썬크림을 바를 때 선글라스도 함께 준비하자. 눈도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썬크림이 피부를 지킨다면, 선글라스는 눈을 지킨다.
건강한 시야를 오래 유지하고 싶다면, 오늘부터 당장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